2024.04.25

폭염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오직 복음이라는 푯대를 향해가는 성도들이 있다. 전국 각지에서 배운 말씀을 실제로 살아내며 섬김의 구슬땀을 흘린 이들의 생생한 은혜의 고백을 나눈다.  

화천에 열매가 맺는 그날까지
대학3부 강원 화천 아웃리치
 
차명찬 / 대학3부

작년 농활 때 한 아버님께서 하신 말씀이 나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분은 꽤 오랫동안 우리 대학3부의 농활을 신청하시고 여러 지체들이 그 집을 찾아갔었음에도 단 한 번도 교회에 나오신 적이 없었고, 기억에 남는 복음과 구원에 대한 이야기도 없었다고 했다. 그 말씀을 듣고 나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흔히 농활이라고 하지만 농활의 다른 이름은 화천 국내 ‘단기선교’이다. 그런데 우리가 농활이라는 이름과 눈앞의 사역들에만 집중한 나머지 복음을 전하는 일은 소홀히 하며 너무 밭일만하고 오지 않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농활은 이번이 세 번째지만 늘 듣는 말 중에 하나는 ‘열매가 없다’라는 말이다. 약 20년을 한 땅을 위하여 전도하고 봉사하면서도 실제로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이 없고 교회는 다니던 사람만 다니며 새로운 사람이 없는 것이 그 땅의 현실이다. 나는 작년의 일을 교훈삼아 이번 농활에서는 아버님, 어머님들께 적극적으로 교회에 나올 것을 권하리라 마음먹고 화천 땅을 다시 밟았다.
그러나 그 일도 쉽지만은 않았다. 그곳은 교회와 교회의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영혼들이 너무나도 많았고, 그들의 마음 또한 우리가 열 수 없을 것처럼 굳게 닫혀있는 것처럼 보였다. 다른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그들의 마음을 돌리고 복음을 전하려 했지만 어느 한사람도 쉽지 않아 보였다. 그렇게 마지막 날 밤, 동네 분들과 함께하는 마을잔치 시간이 되었다.
 알 사람들은 알겠지만 동네잔치라고는 해도 실제로 오시는 주민들은 잔치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적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에도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소박한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오랜 시간동안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던, 오실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분들까지 참석하시는 모습을 보며 나는 희망을 보았다.

 그분들이 그 날 그 자리에 오신 것은 우리에 대해 마음이 열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분들이 예배에 나오신 것도 아니고 복음을 받아들인 것도 아니지만, 우리에 대해 열린 그 마음에 그리스도의 복음 또한 들어갈 것이라 믿는다. 이 변화가 금방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 오랜 시간에 걸친 우리와 우리 선배들의 모든 노력이 헛된 것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우리를 보내신 하나님께서 그의 선하신 뜻을 다 이루실 줄을 믿고 있다. 우리의 지난날에 열매가 없었어도 이제 그 열매가 가깝다. 온 화천 땅에 복음이 가득한 그 날이 곧 올 것을 믿으며, 그 변화들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발걸음 속에 피어난 한 영혼의 꽃
여사역반, 경북 상주 아웃리치

정미경 총무/여사역4반
 
우리 여사역 4반의 아웃리치 스토리는 선발대로부터 시작된다. 1박2일이라는 시간은 사역하기에 너무 짧다는 목사님의 뜻에 따라 2박3일 같은 1박 2일을 위해, 선발대가 하루 먼저 출발했다. 사역지는 세 개 교회가 속한 네 개 마을 200여 가구! 선발대의 활약으로 이미 1차 전도가 끝났고, 다음 날 본대의 도착과 동시에 2차 전도가 이루어졌다. 35도의 숨 막히는 더위! 지역교회 목사님 조차 나가는 것을 만류하셨지만, 마을 잔치 준비로 5시까지 복귀해야 하는 촉박한 일정으로 우리는 완전무장을 하고 각자의 마을로 흩어졌다. 짧은 시간 동안 전해지는 무용담들은 대단했다. 전날 선발대의 활약으로 마을 회관에서 뷰티케어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삼삼오오 모여드는 어머님들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마스크 팩을 붙여 '꼼짝 마' 상태를 만들고는, 손 마사지를 해 드리며, 부지런히 복음을 전했다는 4조 집사님들! 마주치면 교회 오랄까 봐 한사코 피하시는 어르신을 '아이고 아버지!'를 연발하며 좇아가 마음 문을 열게 하고 마을잔치에 초대했다는 2조 집사님, 병석에 누워 계신 어르신 댁을 방문하여 복음을 전하고 '아멘' 하시는 소리에, 한 영혼을 사랑하는 예수님의 마음을 이제야 알았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1조 집사님! 얼굴이 벌게진 채로 복귀하는 집사님들의 발걸음에는 한 영혼 사랑으로 꽃피었던 아름다운 스토리들이 무궁무진했다.

서울에서부터 시작된 긴 하루!  피곤으로 눈꺼풀이 저절로 감기는데도 누구 하나 쉬이 잠들지 못했다. 그렇게 아쉬운 밤은 잠듦도 깨어있음도 아닌 채로 새벽을 맞았고, 여명 속에 장 목사님이 인도하시는 새벽기도회에 참석했다. 사사기 5장 1-2절 말씀으로 우리 사역을 잘 정리해주시는 목사님의 메시지에, 또 한 번 어제의 감동을 되새길 수 있었다.
너무나 행복하고 보람되고 영원히 잊을 수 없는 2017 여름 아웃리치였다. 하나님께서 다 계획하시고 준비하신 잔치에, 우리는 영광만을 누린 사역의 현장이었다.  이 모든 감사와 영광을 주님께 올려드린다.

뿌린 복음의 씨앗이 결실을 맺을 날을 기약하며
여직장인 사역반, 강원도 양구 아웃리치

김은선 / 여직장인사역 13반

아웃리치를 앞두고 선교 팀장을 맡아 마음의 짐이 컸다. 하지만 우리 팀은 하나님께서 다 해주신다는 믿음으로 20명이 돌아가며 금식 기도를 한 달간 진행했다. 힘든 직장 일을 하면서도 금식 기도가 끊이지 않게 한마음이 되어준 집사님들을 보며 양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은사에 대해 배우면서, 각자 하고 싶은 주의 일을 발견하고, 팀을 나눌 때도 적극적으로 섬길 팀을 정하는 집사님들을 보며 마음이 뜨거워졌다. 음식, 찬양, 전도 선물, 현장 팀으로 나눴는데 다시 생각해봐도 팀 편성과 각자의 은사가 너무나도 딱딱 잘 들어맞았다. 팀별로 하나님이 주신 지혜를 쏟아내며, 서로가 한 몸인 듯 골고루 영역을 나누는걸 보면서 준비과정부터 이미 시작된 것임을 깨달았다. 사전 답사 때 양구지역에 관해 목사님께 들으면서 아픈 영혼이 많은 그 곳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기도했다. 웬만해선 주민들이 교회를 찾지 않는다며, 사역에 지친 목사님을 보며 마음이 아팠고, 주방 에어컨이 꼭 필요해, 기도 중이라고 하셨지만, 훈련생인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답답한 심정이었는데, 금식기도 중, 이사 가는 한 순장님이 쓰던 에어컨을 기증하는 놀라운 응답을 보게 됐고, 주님께서 앞서 일하고 계심에 깊이 감사드렸다.
첫 날 호우주의보가 있었지만, 해를 가려줄 만큼의 딱 좋은 비와 전도할 땐 비를 멈추게 해주신 하나님, 십자가의 복음만을 담대히 전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주민들을 만나 예수님을 적극 알렸다. 당장 교회에 나오겠다고 하진 않았지만 우리의 발길을 고마워하시던 어르신들. 분명 그날 뿌린 복음의 씨앗이 결실을 맺을 날을 믿는다. 두 명의 어린이에게 영접기도를 해줬는데, 그 아이들의 삶에도 그날이 평생 잊지 못할 날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주님만이 소망이요’ 특송을 하면서 양구의 모든 영혼이 주님만이 삶의 소망이 되길 빌었다. 60인분의 마을잔치와 수백 개의 선물 등 이 모든 게 가능했던 건, 언제나 묵묵히 우릴 믿어주고, 깊이 있는 말씀의 힘으로 밀어주신 선하신 목사님이 계셨기 때문이다. 각자의 모난 성품이 다듬어지고, 제자의 섬김이 어떤 건지 배우는 귀한 시간이었다. 또한 양구를 위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기도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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