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이수철 집사 / 사랑의가족봉사단 사랑가족

여느 가정과 다를 바 없이 평범하게 살던 우리 가정. 그저 항상 건강하고 특별한 어려움 없이 감사하기를 소망하며 살아가던 어느 날, 우연히 ‘사랑의가족봉사단’을 모집한다는 교회 주보 광고를 보았다. 바야흐로 5년 전에 발견한 이 광고로 우리 가정엔 더욱 감사가 넘치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섬김을 통하여 감사의 활력이 넘치는 가정으로의 변신! 그 변신과정을 함께 나눈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한사랑마을’은 중증 장애를 가지고 생활하는 장애인들이 모여 공동체를 이뤄 살고 있는 곳이다. 우리 가족은 그곳에서 봉사를 하며 지체의 건강함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를 알기에 충분한 하루를 보냈다. 각자 맡은 방에서 청소와 빨래, 목욕봉사, 휠체어 청소 등의 봉사를 하였다. 마음껏 활동하지 못하는 불편함에도 그곳의 장애인들은 선한 눈빛으로 우리를 맞아주었다. 또 그곳에 계신 간호사들은 우리의 서툰 봉사가 불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격려해주며 우리를 다독여 주었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세상의 잣대와 달리 이곳에 계신 분들은 주님과 같이 마음의 중심을 보는 것 같았다. 단 하루의 봉사였음에도 그저 일로써 여기고 하기에는 힘든 일임을 알 수 있었다. 그때 나의 머리를 스친 질문은, ‘그럼 무엇이 그들의 섬김을 이끌어 내는 것일까?’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이 장애인을 돌보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쉽게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세리와 창녀 그리고 혈우병의 환우들과 같이 위로와 사랑이 필요한 자들을 찾아가 그들과 함께하시며 치유해 주셨던 것처럼, 이들도 그러한 간절함과 진실된 사랑이 그 이유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랑을 베풀며 사랑을 배운다
세상 사람들은 무엇을 성공의 목표로 삼고 어떤 사람을 닮아가고자 하는가. 세상적인 성공을 이룬 사람이나 위인들을 닮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는 확실한 목적의식을 가진 크리스천이다.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사는 것이 우리 삶의 방식임을 성경과 말씀과 예수님의 삶을 통해 배워왔다. 말씀으로 배운 것을 ‘한사랑마을’에서 직접 눈으로 목격하며 새삼 깨닫게 되었다. 올바른 목적의식을 가지고 사는 것이야 말로 올바른 신앙인의 자세라는 생각을 다시금 되새기게 만든 것이다.
그 후, 우리 가정은 ‘사랑의멘토링 봉사단’에 소속되어, 해마다 다니엘 복지원에 방문하여 꾸준히 섬기고 있다. 다니엘 복지원을 찾는 날이면 그곳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과 함께 어울려 서로 소통하고 있다. 이런 봉사활동을 통하여 자녀들에게 장애인과 동행하는 삶을 몸으로 보여줌으로서 이제는 아이들도 기쁨과 감사로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람과 감사를 느끼며, 이것이 우리 가정의 거룩한 습관으로 만들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사실 처음에는 장애인들이 우리들에게 동정이나 관심을 원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그들은 우리와 함께 걸어가기를 원했다. 마치 주님께서 우리에게 오셔서 함께하신 사랑의 길을 걸어가셨던 것처럼 말이다. 그들은 대부분 함께 걸을 준비되었지만 오히려 우리 어른들이 준비가 안 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잠시 그들의 걸음에 맞춰 그들의 눈을 바라보는 연습이, 또 그들의 수줍은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 경청하는 연습들이 우리 어른들에게 필요했던 것 같다.
성령님께서는 심령이 가난한 이들의 위로가 되심을 잊지 않고, 저희 가정은 계속해서 예수님의 방법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야 할 것 같다. 장애인주일을 맞아 우리 가정은 다시 한 번 동정이 아닌, 함께 동행하는 자리에서 손을 내미는 장애들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길 다짐해 본다.





사랑부란?
감추인 보화 땅속에 묻힌 아무도 모르는 보석이다

김진후 / 사랑중․고등부 교사

6년 전 나는 사랑부 가족이 되었다. 대학 입학 후 첫 여름방학이었다. 사랑부 캠프 자원봉사자 모집에 대한 글을 보고 제자훈련 중이시던 아버지와 함께 사랑부 캠프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캠프가 끝날 무렵… 함께 했던 학생이 ‘우리 다음 주에도 만날 수 있지요’라는 질문에 나는 어색하게 얼버무리며 웃음으로 대답했다. 일주일 내내 왠지 그 학생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마음에 약속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다음주일이 왔고, 사랑부 예배에 참석하면서 사랑부 가족이 되었다.
지난 해 사랑중고등부의 최고의 히트곡은 ‘천국은 마치’였다. 가사를 살펴보면 이렇다.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 땅 속에 묻힌 아무도 모르는 보석… 그 보석 발견한 사람은 기뻐 뛰며 집에 돌아가 집 팔고 땅 팔고 냉장고 팔아 기어이 그 밭을 사고 말거야….” 내가 경험했던 사랑부도 이처럼 진실로 천국과 같았다. 우리 친구들이 기뻐 찬양을 할 때, 또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눈물로 회개하고 하나님의 도우심만을 구할 때 하나님 나라가 강력하게 임하는 것을 느꼈다. ‘육신적으로는 조금 어려움이 있을지 몰라도 하나님이 우리 친구들의 믿음을 정말 기뻐하시겠구나, 나도 우리 친구들처럼 순수하게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사랑하고 싶다’는 도전이 끊임없이 내 마음의 파도가 일렁거렸다.




이런 소망들은 우리 가정 안에서도 자연스럽게 나누어져 갔다. 쌍둥이 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2011년, 사역훈련을 마무리하신 부모님과 갓 스무 살이 된 동생이 모두 사랑부 가족이 되었다. 포항으로 대학을 진학하게 된 다른 쌍둥이 동생도 학교에서 수화 동아리 활동을 하며 농아인 부서에서 섬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 가족 모두에게 같은 꿈을 꾸게 하시는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를 드렸는지 모르겠다.
매 주일 집에 돌아오면 각자 사랑부에서 있었던 일들을 나누며 한바탕 웃기도 하고, 때로는 울기도 하며 은혜 나눔의 시간이 이어진다. 대학 3학년으로 진로를 고민하고 있던 나는 이러한 시간을 통해 학업의 자리에서도 물맷돌을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진로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예배자의 모습을 회복함과 동시에 잃어버린 비전을 회복할 수 있었다. 몇 년이 더 지난 지금도 우리 가족에게 또 하나의 가족이 된 사랑부 친구들과 성도님들을 생각하며 나와 쌍둥이 동생들 모두 전공 가운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고민하며 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랑부를 통해 하나님은 우리 가족에게 ‘가족의 마음’, ‘목자의 심정’을 알게 하신 것이다. 우리가 더 건강해서, 뛰어나서 교사로 부르신 것이 아니라 그저 아버지의 사랑이 충만한 자리에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누리게 하시려 부르셨다는 것을 날이 갈수록 더 깊이 깨닫고 있다. 우리에게도 그 사랑을 경험하게 하시고 우리가 가진 아주 작은 것으로 섬김을 실천하게 하시니 참으로 감사한 마음뿐이다. 4월 장애인주간을 맞아 많은 성도님들도 작은 천국인 사랑부 예배의 자리에 오셔서 동일한 기쁨과 사랑을 누리게 되시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