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예장통합-합동 분열 이후 55년 역사에 대한 깊은 반성적 성찰은 양 교단 지도자들에게 늘 있었다.
“성령의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켜”야 할 마땅한 소임이 소홀해지고 불충해지는 사이에 지구촌 유일 분단 민족의 시련은 더욱 깊어 졌다.
오늘에는 정치 경제 사회적 혼란과 함께 교회조차 사회적 공신력을 잃고 한국교회 위기를 말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한국교회의 치유, 회복, 부흥과 함께 민족과 교회의 숙원이며 기도제목인 한반도 평화통일은 교회 일치 - 사회 통합에 이어질 열매일 것이다.
내년에 맞이할 해방 70주년은 희망의 새역사를 이루어야 할 절박한 시점임을 공감하고, 이 희망의 출발은 한국교회의 책임있는 양 교단의 화해와 일치 협력 속에 있음을 확인하였다.
지난 해부터 뜻있는 양 교단 증경총회장님들의 공동기도, 대화와 만남이 꾸준히 모색되어 오던 중 2014년 광복주일인 8월 10일(주일) 양 교단 연합기도회를 갖고 희망찬 새 역사를 이루어 갈 것을 다짐하였다. - 예장총회 통합-합동 연합기도회 준비 경과보고- 중에서
국내 개신교 최대 교단,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과 통합의 목회자 및 평신도 1만 500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여 연합기도회를 열었다.
지난 10일(주일) 우리 교회 본당에서 열린 이 기도회는 ‘성령이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엡 4:3)’라는 주제로, 양 교단이 화해와 일치를 위해 함께한 의미 깊은 자리였다.
장로교 한 뿌리에서 출발한 합동과 통합은 1959년 세계교회협의회(WCC)관련 신학의 이견차로 갈라졌다. 이후 규모로는 국내 1,2위 교단의 영광을 얻었지만 분열로 인한 아픔을 감내해야 했고 사회 및 교계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양 교단의 강단교류는 있었지만, 이날처럼 화해와 일치를 위해 예배드리기는 5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연합기도회는 두 교단의 증경총회장들이 주체가 되어 열렸다. 예장통합 김순권 목사(증경총회장)는 예배 시작 무렵 경과보고에서 “금번 기도회는 양 교단의 화합과 한국교회 일치 및 회개 차원에서 연 것이다. 우리가 큰 책임을 느끼는 것은, 우리의 분열 이후 많은 장로교가 나뉘어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날을 반성하고 책임감을 갖게 됐다. 어려움이 많은 이 때, 오직 기도밖에 방법이 없으니 기도로 나라와 교회를 일으키기 위해 모인 것이며, 과거를 반성하고 한국교회를 회복하는 기도회이다. 곳곳에서 우려하는 정치적 의도나 욕심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우리 교회를 비롯해 각 교회에서 찾아온 한국교회 성도들은 본당을 가득 메웠다. 우리 교회 쉐키나 찬양단의 인도로 예배가 시작될 때부터 성도들은 뜨겁고 열정적인 찬양을 드리며, 한국교회 회복을 갈구하는 간절한 기도를 이어갔다.
이날 기도회는 경과보고와 기도, 특별찬송, 말씀, 증경총회장들의 특별기도와 축도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사회는 서기행 목사(합동, 증경총회장 회장)가 기도는 김동권 목사(합동, 증경총회장)가 맡았다. 성경봉독은 권영식 장로(합동)와 김철모 장로(통합)가, 설교 후 특별기도시간에는 최기채 목사(합동, 증경총회장), 박종순 목사(통합, 증경총회장), 장차남 목사(합동, 증경총회장), 김창인 목사(통합, 증경총회장)가 인도했다. 축도는 림인식 목사(통합, 증경총회장)가 했다.
특별히 찬양은 사랑의교회와 명성교회의 연합찬양대로 함께 섬겼는데, 본당을 가득 울리는 찬양 소리는 회중들에게 큰 은혜가 되었다. 찬양은 우리 교회 김홍식 집사(호산나 찬양대)가 ‘오직 예수’를, 이어 명성교회 김이규 집사가 ‘주의 기도’를 지휘했다.
김삼환 목사(통합, 증경총회장, 명성교회)는 ‘화목제물 예수 그리스도(시 133:1~3, 엡 2:16~22)’를 주제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우리는 하나님과 원수되어 죽음과 저주를 받았는데,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로 은혜를 받아 구원을 얻었다. 합동과 통합이 55년 만에 함께 하는 것은, 우리 힘이 아닌 성령님의 역사인 것이다. 양 교단이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면, 성전 휘장이 찢기듯 하늘 문이 열릴 것”이라며, “합동과 통합은 한국교회 장자교단이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다른 교단도 한국교회도 모두 다 사랑하게 되었다. 이제 서로 사랑하자”고 강조했다. 통합 측의 김삼환 목사는 설교를 마무리 할 즈음 화합의 의미로 합동 측의 서기행 목사와 우리 교회 오정현 목사와 포옹하기도 했다.
교회의 영향력 다시 꿈꾸며
이번 연합기도회는 지난 3월 양 교단의 전 총회장들(증경총회장)이 중심되어 10인 준비위원회(합동: 한석지·최기채·김동권·서기행·홍정이 / 통합: 림인식·김창인·박종순·김순권·김삼환)를 만들고 6차례의 회의 끝에 개최됐다. 6월 9일에는 사랑의교회에서 연합기도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실무준비 6인 위원(합동: 김동권·서기행·홍정이 / 통합: 김순권·김삼환·조성기)을 구성했다. 또 6월 30일에는 이날의 연합기도회를 위해, 먼저 합동과 통합의 증경총회장들이 서울 엠배서더 호텔에 모여 연합예배를 드렸다. 양 교단의 대표 목회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으로, 분열 후 수십 년 만에 나눠져 있던 마음을 모아 한국교회의 아픔을 치유하자는 열망에서였다.
이렇게 시작된 합동-통합의 연합기도회. 금번 8월 10일에 함께한 한국 교회 성도들은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양 교단의 화해와 협력이 이뤄져야 하고, 민족의 통일을 위한 공동의 협력과 기도, 사이비종교와 이단을 단호히 배격하는 데 앞장서자고 다짐했다.
이처럼 역사적의미를 갖는 연합기도회는 양 교단의 화해와 협력을 넘어 한국교회의 회복과 부흥,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 효율적인 이단 대처와 한반도 평화통일의 선도적 역할 등 한국교회의 영향력을 다시금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글 이승재 사진 이정훈 기자
2024.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