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최병무 집사 / 상도1다락방

남순장반 여름 아웃리치가 올해로 제6기가 됐다. 지난해까지는 J국을 향했던 남순장반이었지만, 올해는 중앙아시아 K국으로, 지난 6월 5일부터 3박 5일간 진행됐다.
금년 2월말 퇴직을 하고, 그동안 꿈만 꾸며 직장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뤄왔던 선교현장 방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우리 부부는 K국으로 동행하기로 작정하고, 선교에 나서는 일행들과 함께 기도와 ‘사랑의전도단’의 특별 교육으로 선교에 대한 준비를 했다.
출발당일. 인천공항에서 남순장반 박영은 목사님과 김기상 순장장님을 포함해 9명이 만나, 화물로 부치는 것으로 본격적인 선교여정이 시작됐다. 이 화물들은 남순장반에서 특별히 준비한 것으로, 의약품, 의류, 화장품, 전자기기 등 선교지에서 현지인들에게 꼭 필요한 물품들이 가득 담긴 박스가 16개나 되었다.
K국에 도착하니 선교사님 부부와 몇 명 선생님들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우리의 호칭 또한 회장님, 선생님으로 변경됐다. 여기에는 현지 사역자 대대분이 선교사로 등록되어 있지 않고 사업가나 교수 등 전문인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호칭에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전체인구의 80%가 무슬림인 K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 중 그나마 자유스러워 보이지만, 종교활동 및 선교활동을 감시하고 있다”는 선교사님의 설명에 잠시 우리 팀원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의 숙소 상황은 양호해 찬양과 기도로 사역을 할 수 있었다.
이튿날 아침부터 우리는 본격적인 사역에 나섰다. 목표는 버스로 왕복 12시간이 걸리는 N지방. 소요시간도 길었지만 험한 산길을 이동해야 했기에, 이 지방을 방문하는 계획은 몇 번씩이나 번복됐던 곳이었다. 예상대로 가는 길은 험준했다. 희한한 것은 멀미 때문에 걱정하며 준비한 비닐봉투가 필요 없었다는 것이다. 팀원들과 현지 사역자 그리고 당사자인 부부가 함께 기도한 열매가 분명했다. “멀미가 뭐죠? 멀미를 왜 하는 거죠?” 할렐루야!



핍박받는 기독교
N마을에 도착한 우리는 현지 교회 리더와 그 가족들, 또 다른 곳에서 가정교회를 섬기고 계신 또 다른 두 리더들의 환영을 받았다. 잠시 후 화장실을 다녀오니, 현지 리더들은 우리가 타고 온 버스를 마당에 세우고 대문을 잠갔다. 이유는 나중에 알게 됐는데, 이곳 주민들이 자신들의 신을 배신했다고 한밤중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기도 했고, 불 질러 죽이겠다는 협박도 했다는 것이다. 현지 리더들이 그런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 최대한 조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현지 리더들은 현재 그들이 맞이한 상황을 설명해줬다. N지방에는 현재 세 그룹의 리더와 100여명의 기독교 신자가 있고, 이들은 북한처럼 리더의 집에서 지하교회로 몰래 만나 예배를 드린다고 했다. 그리고 하수구 맨홀에서 살고 있던 아이들 한,두 명씩을 데려다가 현재 29명을 하나님의 은혜로 돌보며 고아원 사역을 하고 있다며 그들의 세부 사역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줬다. 매장이 관습인 나라지만, 기독교 집안이라고 매장지를 허락하지 않아 현지 리더의 누나가 소천 후 10여 일을 넘게 관을 집에 보관해야 했던 일과 심장에 구멍이 나는 심장병으로 죽은 12세 소녀를 매장했더니 주민들이 시체를 파내 방치한 일 등. 또 정부에서 기독교를 배척하고자 N지방 같은 깊은 시골까지 사랑의교회 만한 부지에 이슬람 대학을 설립할 준비를 하며 그들을 핍박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현지 리더는 말끝마다 두 손바닥을 위로 올리며 “하나님께 영광을~”이라고 하며, 하나님을 향한 구원의 감격과 애절한 도우심을 간구했다. 그들의 삶은 평범해 보이지만 죽음을 각오한 인간을 초월한 느낌으로 사는 비범함이 서려있었다.



선교한국, 무엇을 먼저해야하나
그 모습을 보며 난 궁금증이 생겼다. ‘무엇 때문에 이런 환란과 핍박 속에도 그는 두려움 없이 담대할 수 있는가?, 그의 소원은 무엇인가?, 진정한 순교정신의 근원은 어디에 있을까?’ 머리로는 그 모든 해답을 찾을 수 있었지만, 참으로 하나님 앞에 그리고 선교현장과 현지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열정적으로 사역하는 그들의 모습에 내 자신의 부족함과 부끄러움을 느꼈다.
K국에는 이슬람 회당이 우리나라의 교회처럼 고개만 돌리면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있으며, 많은 이단들이 당당하게 활개를 치고 있다고 한다. 그 이면에는 각 단체의 아낌없는 지원이 있다고 한다. 선교한국을 부르짖는 기독교가 진정한 세계선교의 사명을 꿈꾸고 나아가기위해 먼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더니 말로만 듣던 선교 현장에 가서 직접 보고 들으니 깨닫는 바가 다르며,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게 한다. “내가 전에는 귀로 듣기만 하였삽더니 이제는 눈으로 주를 보나이다” 욥과 같은 고백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