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 11일은 건전한 입양문화의 정착과 국내입양의 활성화를 위해 제정된 ‘입양의 날’이다. 이웃사랑선교부 러브체인(담당 이재명 목사)은 11일(주일) 사랑글로벌광장에 모여 건강한 가정에서의 자녀 입양을 홍보하는 한편, 입양 및 미혼모 지원사역을 섬길 러브체인 봉사자들을 모집했다.
러브체인은 2004년 우리 교회 내 공개 입양을 한 세 가정이 주축이 되어 발족한 입양모임이다. 이번 사역의 취지는 주님 안에서 가슴으로 낳은 자녀와 함께하며 경험하는 가정의 기쁨과 감동, 은혜를 전하기 위해서다.
최근 국내에서도 입양의 좋은 사례들이 전해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편견이 존재한다. 러브체인 회장 박영식 집사는 “이러한 편견에 앞서 교회 내에서 입양 사역을 장려하고, 입양된 아이와 가정을 지속적으로 돕고 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바르게 양육되고, 궁극적으로는 입양에 대한 긍정적 인식의 변화가 생기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브체인은 단지 입양 장려만을 위한 부서만은 아니다. 대한사회복지회와 연계하여 아기돌보기 및 미혼모 지원, 입양상담, 해외입양아들의 한국 정착 돕기 등 다양한 사역을 하고 있다.
입양은 ‘수치가 아니라, 가슴으로 낳은 또 하나의 사랑이다’며 아름다운 가족 만들기임을 외치는 이들, 바로 우리 교회 러브체인이다. 하나님의 축복 안에서 아이들은 따뜻한 가정을 만난다. 러브체인은 그 가정의 기쁨을 전하는 발이 되어 오늘도 힘써 그 은혜를 세상에 알리고 있다.
전주하 기자 harip@sarang.org
내 가정에 보내주신 소중한 사랑, 우리 가족 입양 이야기
이토록 예쁜 하은아,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최수연 집사 | 러브체인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까 싶다. 딸의 존재는 우리 부부의 삶을 다 바꿔놓았다. 어떤 날은 설거지할 시간도 쫓기면서 아이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고, 심지어 자다 깨면 같이 깨서 이것저것 살펴주어야 한다. 온통 24시간을 다 쏟아 부어야 할 만큼 나를 필요로 하고 내 온 몸이 다 자신의 것인 양 재롱을 피는 이 딸이 너무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남편 역시 딸 바보로 인정받고 있는 아빠여서, 딸을 볼 때면 눈에서 하트가 줄줄 흐를 때가 많다. 이런 딸을 배 아프지 않고 얻었으니 정말 “이렇게 예쁜 딸이 어디서 왔을까?” 싶다.
난 불임 시술을 꽤 수차례 받았었다. 인공수정 2회, 시험관 아기 3~4회를 하면서 많이 지쳐있었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단란한 가정을 꿈꿔왔기에 매일 배에 주사를 놓아야 하는 것보다 시술의 실패가 더 아팠다. 길에 다니는 아이들을 보기가 싫었고, 심지어 싹이 나는 나무에게도 시샘을 했었다. 난 이렇게 힘든데… 넌 왜 그렇게 당연한 듯이 싹이 나냐고….
그러던 어느 날, 시어머님께서 먼저 입양 이야기를 꺼내셨고, 먼저 입양한 다른 집사님 부부도 만나 보라고 주선해 주셨다. 그때는 그 말씀이 고맙기도 했지만, 며칠은 속앓이를 했다. 과연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무엇일까? 남편을 닮은 아이인지, 그냥 같이 살고 사랑할 아이인지, 설사 낳는다고 내가 생각한 대로 남편을 닮은 아이가 태어날지, 그게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이런 고민과 함께 기도 하는 가운데, 주님은 내게 생김새와 유전자의 일치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마음을 주셨고, 더 중요한 건 사랑할 수 있는 작은 생명, 그 자체라는 믿음을 허락하셨다.
괜찮아 괜찮아
열 달 동안이나 엄마가 아이를 품으면서 아기를 위해 준비를 하는 것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나 역시 입양 준비를 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바로 대한사회복지회에서 전화가 왔다. 나 스스로 부모가 될 준비를 잘하고 있는지 점검할 겨를도 없이 러브체인 담당 목사님과 회장님, 집사님들과 함께 대한사회복지회로 갔다. 상담 선생님께서 안고 온 아기를 본 순간, 한 1분간은 멍했다. 그런데 그 1분이 지나자 가슴 벅차게 기뻤고 내 손가락을 꼭 잡은 그 작은 손이 너무 좋았다. 간단하게 예배를 마친 뒤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대한사회복지회 내에 있는 병원에 갔다. 당연히 아기는 울었지만 나는 호들갑을 떨며 “괜찮아! 괜찮아!”했더니 내 소리가 너무 컸는지 금방 울음을 그치고 나를 빤히 쳐다보는 모습을 보니 내가 진짜 이 아이의 엄마인 양 뿌듯했다.
아름다운 만남 그리고 생명
하은이를 데리고 오고 나니 입양 전에 걱정 섞인 반대를 했던 친정 식구들과 먼 친척들까지도 모두 딸아이를 반겨주었다. 그러나 친척 중 한 분은 아이를 위해 입양을 공개하지 말고 철저히 숨기라고 조언해주셨다. 그런 말씀 역시 관심과 격려에서 나온 것이리라 생각하니 감사했다. 물론 입양이라는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과 다른 환경이라 우리의 약점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제일 듣기 싫은 소리는 “이제 맘 편해졌으니까 금방 아이가 생길 거야!”라는 말이다. 마치 입양한 아이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처럼 들려서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입양했다”고 말하면 화들짝 놀라며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한다. 마치 알면 안 될 치부를 들여다봐서 미안하다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그런 것들은 내겐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내 아이를 힘들게 할까 봐 입양에 대해 이야기할 때 지혜롭게 얘기하며 잘 판단할 수 있길 소망하고 있다.
또한 이 글이 혹시 입양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시작할 용기를 줄 수 있길 기도한다. 내가 고민했듯이 입양은 그리스도인이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 싶다. 배로 낳은 아이나 가슴으로 낳은 아이나 모두 하나님이 만드셨고, 하나님이 내게 주셨으며, 내 소유가 아니라 말씀으로 양육해야 하는 가장 아름다운 생명이라는 것을 그리스도인은 아니까 말이다.
그래서 사랑하고 싶은데 사랑할 대상이 없어서 눈물 흘리는 사람. 또 가슴이 뻥 뚫린 거 같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입양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그리고 당신 옆에는 러브체인이 있다고 말이다.
2024.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