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드림센터 지하2층, 모자예배실을 지나 낯선 녹색간판이 눈에 띈다. 호기심 가득, 알록달록 예쁘게 꾸며진 방으로 들어서면, 벽면에 그려진 귀여운 동물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마치 작은 사파리에 온 듯하다. 이곳은 새롭게 단장을 마친 우리 교회 탁아방이다. 오랜 준비시간을 거친 탁아방이 지난주일(11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했다. 매주일 2,3,4부 예배시간(오전 10시, 낮 12시, 낮 2시 30분)에 18개월 미만의 아기들을 맡아 돌본다. 다음은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랑을 담아, 새로운 마음으로 사역에 나서는 베테랑 탁아방 선생님들이 News우리에 전해온 이야기.
담당교역자: 고경란 전도사
대상: 18개월미만 영아
시간: 매주일 10시, 12시, 14시 30분
이 어여쁜 아가들, 모두모두 안겨라
김순호 권사 / 탁아방 교사
1988년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나는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해 훈련과 교육을 받았다. 개인적 신앙성장에 열중하던 중 심방오신 전도사님이 물으셨다. “훈련은 다 받으셨는데 요즘 뭘 하시나요?”
“교육 프로그램 이것저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나의 답에, “열매만 똑똑 따 먹을 건가요? 교육을 받았으면 봉사를 하셔야죠?”라고 꾸짖으셨다. 머리가 띵해지고 가슴이 철렁했다. 전도사님께선 곧 웃으시며 교회에서 탁아방을 개설한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에 두말 않고 순종하며 이 사역을 시작한 것이 1997년이다.
그 길로 16년…. 강남예배당 3층에서 시작해 새예배당 지하 2층으로 옮겨오기까지,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우는 아기를 달래려 교회 마당을 수십 바퀴나 돈 일, 신종플루 유행으로 일일이 아기들의 열을 재었던 일 등. 그렇게 탁아방을 거쳐 간 아기들이 커가며 엄마 손잡고 인사하러 올 때, 나를 기억하고 손 흔들어 줄 때는 너무도 뿌듯하고 기쁘기까지 하다. 이제는 많이 자랐지만 아기 때의 얼굴을 간직한 아이들과 마주치면, 이들을 맡기던 초보 엄마, 아빠들의 모습도 떠올라 웃음 짓곤 한다.
오랜 탁아방 봉사자로서 이곳을 찾는 또 찾을 부모님들께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 아기들은 5개월 무렵부터 낯가림이 심해지니, 그 전에 맡기는 게 좋다는 점. 아기를 맡길 땐, 먹는 약이나 이유식 등의 식사 내용과 시간을 정확하게 일러줘야 한다는 점. 또 아기의 건강 상태에 대해 상세히 알려줘야 선생님들도 돌보는 동안 함께 체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소망하고 바라는 것은 그저 탁아방을 거쳐 간 아기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 그리스도의 말씀을 잘 지키며 많은 사랑을 베푸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나 또한 건강이 허락하는 한 화분바닥의 작은 돌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계속 봉사하며 교회의 꼭 필요한 박힌 돌이 되고 싶다.
“까꿍” 한마디에 까르르 웃는 아이들… 나도 따라 웃게 만드는 천사
나형길 / 탁아방 교사
나는 2007년 겨울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나이에 탁아방 봉사를 시작했다. 워낙 아기들을 예뻐했고 돌보는 일도 곧잘 했던 터라, 이 시간이 너무 즐거웠다. 마치 작은 천사들을 만나 그들에게 치유를 받은 것 같아,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 됐다.
매주 아이들을 만나면서 좋은 점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어린 아이들을 통해 나 자신을 계속 돌아보게 된다는 것이다. 큰 욕심 없이 작은 장난감 하나로도 한 없이 기뻐하는 아이들과 나를 비교하면서 ‘나는 너무도 때 묻은 마음으로 살지는 않았나’하며 반성하게 된다. 주중에도 주일날 만나게 될 아이들이 떠오르면, 하나님 앞에서 더 바로 서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또 다른 장점은, 아무리 힘든 일이 있고 심신이 곤고한 상태라도 아이들을 만나면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 만난 선생님에게도 활짝 마음을 열고 웃어주는 아기들. “까꿍” 한마디에 배꼽을 잡고 웃는 아기들을 보고 있자면 걱정 근심으로 무거웠던 마음이 사르르 녹으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 더불어 나도 모르게 새로운 한 주를 힘차게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는다.
그래서 나는 무기력함에 젖어 있는 성도, 웃을 일이 없는 성도들께 탁아방을 추천한다. 또 혈기 왕성한 젊은 형제자매들이 참여하면 함께 봉사하는 이들에게 많은 힘이 된다. 특히 형제들이 귀한 공동체기에, 형제들은 무조건 최고의 인기남에 등극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어린 아기를 맡기고 싶거나 아기돌보기에 동참하고 싶은 성도들은 어려워 말고 찾아와 주시길, 탁아방은 언제나 따뜻한 마음으로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다.
2024.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