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토요새벽연합예배(토새)’가 ‘토요비전새벽예배(토비새)’로 그 이름을 바꾸었다. 우리 교회가 믿음의 세대계승을 사역의 중요한 한 축으로 세우고 전력투구하기 시작한 것도 그 때부터였다. 햇수로 9년째에 접어드는 토비새는 ‘3대가 함께하는 토비새’를 거쳐, 이제 ‘4대가 함께하는 토비새’가 되었다. 토비새 9년 역사와 함께하며 믿음의 세대계승에 열과 성을 다하는 한 가정이 있다는 소식에 [News 우리]가 이들, 김재룡 안수집사, 곽인숙 권사의 가정을 찾았다.
복음의 불씨 피어나다
이 가정에 복음의 불씨는 1980년, 김 집사의 아내, 곽인숙 권사(브리스가 다락방)로부터 피어났다. 당시 평범한 4인 가족의 어머니였던 그녀. 주변 그 누구도 복음을 접한 사람이 없었지만, 그녀는 용감하게도 온 몸을 던져 주님께로 나아왔다. 그 후로 5년, 그녀는 남편인 김재룡 안수집사를 전도했고, 내외는 안양에 위치한 충만한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담임이었던 김석철 목사는 사랑의교회 CAL세미나 1기 훈련생이었고, 교회에는 제자훈련의 열풍이 한창이었다. “신앙생활 시작을 제자훈련과 같이 했고, 바로 전도폭발훈련까지 이어갔어요. 결국 아내는 신학을 공부해 전도사까지 됐었어요. 시작부터 뜨겁게 한 셈인가요?” 김 집사가 쑥스러운 듯 이야기했다.
복음의 불씨, 불길이 되다
1997년, 부부는 대학생이 된 두 딸(김지원 집사, 김지목 집사(여직장인서초믿음2 다락방))과 함께 서울로 이사를 왔다. 이사 결정 후 가장 고심한 것은 교회를 선택하는 일이었다. 이 일에 대해서 둘째 딸인 김지목 집사는 이렇게 회상했다. “당시 제가 막 대학생이 됐어요. 부모님은 저와 언니의 대학부 생활과 예배를 중요하게 생각하셨고, 저희는 대학부가 유명한 교회들을 다 알아봤어요. 그 선택은 사랑의교회였죠.” 그렇게 가족은 먼저 교회를 정했다. 자매는 대학부에 안착하자마자 제자훈련을 받고, 리더로 섬김을 시작했다. 이들은 ‘지원’과 ‘지목’이란 이름처럼, “하나님의 일에 지원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지목하신다”란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했다고. 그래서 많은 주님의 일에 ‘지원’했고, 맡겨진 일들은 주님께서 ‘지목’해서 주셨다는 마음으로 섬겨왔음을 고백했다. 부모의 뜨거운 기도 때문이었을까. 자매의 믿음은 부모의 그것과 매우 닮아있었다. 부모에게 전해 받은 복음의 불씨는 서서히 불길로 성장해 갔다.
복음의 불길, 3대로 이어지다
자매의 믿음은 그 자녀들에게까지 이어졌다. 특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아빠, 엄마와 함께 하기 때문인지, 박시언(소년부), 박세빈(유년부)의 토요일은 즐겁기만 하다. “토비새에 가면 새롭고 즐거운 찬양을 배울 수 있어요.” 찬양을 좋아하는 세빈이가 토비새가 좋은 이유를 댔다. 세빈이의 찬양 사랑은 부서에서도 유명하다. 우리 교회 주일학교의 각 부서 찬양단은 매년 오디션을 치러야 할 정도로 경쟁률이 치열하다. 작년 찬양대로 섬겼던 세빈이가 올해 오디션에서 한 이야기는 담당 교역자와 심사위원들에게 아직까지 회자고 되고 있다고. “작년 찬양단의 일원이라도 오디션에서 떨어질 수 있다. 떨어지면 기분이 어떨 것 같나?” 한 심사위원이 세빈이에게 물었다. 세빈이는 “강단 아래에서라도 즐겁게 찬양을 할 거에요. 그리고 작년 일 년 동안 찬양대에 서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릴 거예요.” 원하는 것을 놓지 못하는 아이들의 보편적인 대답이 아닌, 성령님이 주신 대답을 세빈이는 갖고 있었다.
첫째인 시언이도 토비새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전문가의 면모를 보인다. 토비새 설교 노트만 해도 벌써 4권째. 수줍게 내민 시언이의 노트를 들여다보면, 잘 정리된 성인의 노트를 보는 것 같은 감동을 준다. ‘장년 예배가 어렵지 않으냐?’는 물음에 시언이의 대답은 “재미있어요”였다. 옆에 앉은 외할머니 곽인숙 권사에 말에 따르면,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들은 저와 같이 매일 아침 큐티를 하고, 학교 갔다 와서 하루의 중간 평가를 해요.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전, 그날의 평가를 기록하지요. 예배와 기도가 어른들의 단어로 이뤄지니, 아이들이 어려워하지 않고 어른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다져진 신앙의 기초 체력 덕분에 올 초 있었던 주일학교 전국대회에서 시언이는 영어성경암송대회에서 1등을, 세빈이는 성경고사대회에서 특등을 거머쥐었다. 한 가정에서 이뤄낸 것으론 놀라운 결과임에도 가족들은 이를 겸손해하기만 한다. 축하와 영광의 자리는 그들의 것이 아닌, 하나님께 돌려야 한다고.
이렇게 1대 조부모 세대에 피어난 복음의 불씨는, 2대 부모세대를 거치며 불길이 되어, 3대 자녀세대까지 바로 이어졌다. 추후 이 자녀세대도 이어받은 복음의 불길을 맹화(猛火)로 키워, 다음세대로 이어지길 소망한다.
윤효재 기자
2024.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