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립교회를 돕기 위한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 열어
지난 6일(화),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를 한 주 앞두고 우리 교회 사랑글로벌광장에 파란 천막이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쳐졌다. 천막의 지붕 아래엔 전국 팔도에서 몰려온 교회 이름 48개가 적혀있었다. ‘함평전원교회’ ‘정선정금교회’ ‘의령정곡교회’ ‘의성도암교회’ 등 두메산골에서 바닷가 섬마을까지 전국 방방곡곡의 교회들이 특산품을 싣고 한달음에 우리 교회로 달려온 것이다.
의성에서 올라온 마늘, 안동에서 재배한 사과, 상주에서 갓 따온 포도 등 땀으로 지은 농수산품이 모두 모인 이곳은 작년에 이어 전국 미자립교회 지원을 위해 열린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 현장이다. 마치 풍물시장을 방불케 이 장터는 개회예배를 시작으로 문을 열었다.
농어촌교회에 전해지는 활력
이 행사는 도시와 농촌이 함께 상생하고 미자립교회에 실제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총회 교회자립지원위원회(교회자립실행위원장 오정현 목사)가 주관하고 사랑의교회가 후원해 열리게 되었다. 설교를 전한 오정현 목사는 “한국교회의 모판인 농어촌교회를 돕는 이 자리는 오히려 사랑의교회가 축복이 되는 현장이자 교회의 모든 사역이 정화되는 현장”이라며 “은혜의 물댄 동산이 되어 하나님이 베푸시는 은혜를 풍성히 나누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개회예배 현장에는 김창수 목사(총회 총무), 박성규 목사(교회자립지원위원회 실행위 서기), 김기중 목사(총회 교회자립TF위원), 김형원 장로(총회교회자립실행위 회계) 등이 함께 자리하여 격려했다. 이들은 장터 현장을 돌며 인사를 전하는가 하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기도 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린 장터는 첫 해에 비해 조금 더 체계가 잡힌 모습이었다. 특히 택배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무거운 물건을 구입 후 집까지 가져가기 어려웠던 점을 보완, 해결하였다.
이날 현장 분위기를 접한 김형원 장로(총회 교회자립실행위 회계)는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시교회와 농어촌교회가 함께 한다는 점만으로도 너무나 감격스럽다. 작년에 직거래 장터를 개최해보니, 농어촌교회에 활력이 된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사랑의교회가 섬겨주고 헌신했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올해는 농어촌교회의 큰 호응 속에서 별 어려움이 없이 개최할 수 있었다. 현재 새에덴교회, 광주 동명교회, 부산 부전교회, 대전 새로남교회 등 지역교회에서도 장터를 열고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에게 힘과 용기를 전하고 일에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나지 않은 미션
햅쌀, 다시마, 미역, 울금 등 진도 특산품을 판매한 칠전교회 전정림 목사는 “작년에 장터를 통해 받았던 은혜가 너무 컸다. 농촌목회에 대한 희망을 얻었고, 차량 운전을 위해 동행했던 마을주민이 교회에 등록하는 등 많은 마을주민들이 교회에 다니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14년 된 노후 차량을 팔고 새 차를 구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올해는 받은 사랑을 나눈다는 마음으로 품질 좋은 물품을 갖고 다시 찾았다”며 지난해에 비해 더욱 밝아진 전 목사를 만날 수 있었다.
장터를 둘러보는 성도들은 명절을 앞두고 있어 관심도가 더욱 높았다. 지난해에 비교해 규모는 커졌고, 성도들의 호응도 더 좋았다. 상주 구서교회 이상진 목사는 “사랑의교회의 에벤에셀연합실천운동을 통하여 매달 수십 명의 성도들이 달려와서 목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번에는 교회를 섬기는 온 식구들이 함께 와서 정성으로 만든 농산품을 판매하게 되었다. 서울로 싣고 온 물품은 물론이고 돌아가서는 성도들의 빗발치는 주문으로 남긴 재고도 모두 팔았다. 시골교회까지 생각해주는 사랑의교회에 너무나 감사하다. 사랑의교회를 통해 모두가 풍성한 은혜의 명절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인사를 전했다.
농어촌교회를 흔히들 한국교회의 모판이라고 한다. 도시교회가 농어촌 교회를 돕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를 총회 차원에서 고민하며, 우리 교회가 작년부터 현장에서 뛰며 섬기고 있다. 주먹구구식, 보여주기가 아니라,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현안을 찾기 위해 마련된 ‘직거래 장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특히 올해는 명절을 앞두고 열리면서 도시교회와 농어촌교회 모두에게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함을 선물하는 기회였다. 또 연속성을 갖고 진행됨으로 한국교회에 희망의 바람이 되고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다. 아마도 추수의 풍성함과 함께 나누는 인정을 두고 한 말이리라. 사랑의교회에서 미리 맛본 한가위 명절은 보름달처럼 환했고 풍성했다. 도시 교회와 농어촌 교회가 서로를 돕는 아름다운 이 모습은 속에 한국교회에 불어올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큰 기대일까? 미자립교회를 향한 사랑, 한국교회를 향한 섬김의 발자국. 더도 말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이해경 기자 haeya@sarang.org
2024.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