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한겨울의 강원도는 설국을 이루는 겨울산과 차고 도도하게 흐르는 겨울바다가 떠오르는 곳이다. 그러나 사역지로서의 그곳은 춥고, 외로운 고립의 땅으로 누군가의 손길이 절실한 곳이기도 하다.
여직장인순장반 33명은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강원도 고성 아웃리치를 다녀왔다.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를 함께 나누고 전달하기 위해 동해안 최북단 끝자락까지 찾아간 여직장인순장반을 만나보았다.

1. 강원도 고성 아웃리치는 어떻게 가게 되었나요?
작년 겨울에 여직장인순장반이 고성 지역 9개 교회가 연합하고 있는 고성 에벤에셀기독교연합회 사역지에서 겨울성경학교를 진행했어요. 고성 9개 교회가 올해에도 섬겨줄 것을 요청해 가게 되었습니다. 여직장인순장반에는 초, 중등 교사, 교수 등 방학을 활용할 수 있는 구성원들이 있어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할 수 있는 방학기간을 선정하여 가게 되었습니다.

2. 준비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여직장인순장반은 매년 여름 해외 아웃리치를 다녀올 정도로 선교 마인드가 충만한 공동체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30여 명이 겨울성경학교와 마을회관 어르신 섬김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하여 잘 감당할 수 있을지가 염려되었습니다. 특히 마을잔치 등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한 식사 준비 팀의 구성은 가장 어려웠습니다.
겨울성경학교 팀장은 사전에 일일 세미나를 다녀와 체계적으로 준비했고, 섬김 팀에서도 무용전문가, 마사지 전문가의 강습을 받아가며 2~3주 동안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3. 겨울성경학교에는 어떤 은혜가 있었나요?
겨울성경학교는 9개 교회 48명의 어린이가 참여했습니다. 유치, 유년, 초등 3개 부서 10개반으로 나누어 '바르게 믿어요'라는 주제로 1박 2일간 진행되었습니다. 성경공부, 찬양율동, 말씀암송의 시간을 통해 예수님이 어떤 분인가를 알게 했고, 장기자랑, 달란트 시장, 비즈 공예, 공동체 게임 등의 활동을 하면서 구원의 확신과 믿음 성장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나님을 거부하던 아이, 집에 가고 싶다던 아이 등 선생님을 난감하게 했던 아이들도 있었지만, 하루가 지나면서 마음 문이 활짝 열리고 예수님을 영접하는 열매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겨울성경학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너무나도 큰 감동의 선물이지요.
이번 겨울성경학교 운영에서 무엇보다 의미 있었던 것은 주일학교 자립을 목표로 우리 교회 섬김 팀과 고성 현지교회 주일학교 교사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한 점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값진 시간들이었습니다.





4. 예배당에 처음 오신 어르신들 섬김은 어땠나요?
미자립교회는 지역 특성상 주민들이 보수적인 노인 성도들이 많습니다. 특히 영동교회(정진수 목사)가 위치한 고성군 토성면은 씨족 사회여서 전도하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교회에 가고 싶어도 이웃의 눈치를 보느라 못 가는 곳이지요. 목사님 부부가 사역하신 지 27년 되었는데 이번에 경로잔치에 초청되어 오신 어르신 스물여섯 분 거의가 예배당에 처음 오신 분들이랍니다.
어르신 사역은 10평 남짓한 영동교회 본당에서 핸드케어, 페이스케어, 사진 등 3개의 서비스 코너에서 진행했습니다. 전체 모임에서는 건강 체조와 함께 찬양 “예수님이 좋은걸 어떡합니까?”를 부르며 다함께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며느리들의 어설픈 재롱 수준이었지만 어르신들은 멀리서 찾아와 섬겨주는 것에 대해 무척 고마워하셨습니다.

5.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식사팀은 운영에 문제가 없었습니까?
식사 팀은 마을회관 어르신 섬김과 겨울성경학교 등 약 200명 분의 식사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마을잔치 같은 분위기이고 많은 인원이 집중되는 만큼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지요. 처음에는 봉사자가 적어 염려했는데, 막상 현지에 도착해서는 모두들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 봉사에 줄을 설 정도로 헌신해주어 즐겁고 넉넉한 주방으로 운영될 수 있었습니다.

6. 주일에 9개 교회에 흩어져 예배를 드린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각 목양 팀 대교구장을 중심으로 3~4명이 9개의 교회에 흩어져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 후에는 교회에서 교인들과 함께 식사하고 기도 제목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현지 교회의 어려운 점을 눈으로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었으며, 우리가 어떻게 동역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도와 사역의 방향이 정해졌다는 점이 가장 보람되었습니다.
너무도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는 우리가 주님 앞에 부끄러웠고, 현지 미자립교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도가 저절로 나오는 시간이었습니다. 더욱이 바쁜 주일날에 현지 교회 목사님들이 차량을 가지고 와 우리를 태우고 여기 저기 이동하시며 애쓰시는 모습들에 감사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7. 현지 교회의 반응과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현지 교회 목사님들은 그들의 어려운 사정을 들어 줄 동역자가 있음에 감사해 하셨습니다. 특히 여직장인순장반에는 교사, 의사 등 전문 인력이 많아 사역의 질이 높고 성숙하다는 칭찬도 하셨습니다. 강원도 고성 지역의 미자립교회들이 튼실히 자립할 때까지 매년 겨울성경학교 사역을 해달라는 요청도 있었습니다. 이번에 현지 교회를 방문한 각 목양 팀은 앞으로 1년간 기도로 물질로 또 다양한 사역으로 섬겨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