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 되면 믿는 자나 믿지 않는 자나 “메리 크리스마스!”를 서로에게 덕담처럼 나눈다. 똑같은 표현인데도 성탄의 본질인 성육신하신 아기예수의 탄생의 기쁨을 아는 자와 모르는 자가 내뱉는 의미는 엄청난 차이를 지닌다. 지난 24일(목) 성탄전야를 즐기려는 젊은이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강남 한복판에 ‘플래시몹’처럼 기드온 지체들이 진정한 성탄의 의미와 주님이 오신 복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하였다. 성탄의 주인공인 예수님이 배제된 채, 화려한 불빛과 흥겨운 캐럴 선율위에 흐르는 “메리 크리스마스!”가 식상한 상업광고 멘트처럼 반복되고 있는 그곳에 기드온 성탄거리 찬양팀이 자리한 것이다.
매년 이어지는 성탄거리찬양이지만 특히 올해는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이색적인 광경이 연출되었다. 2000년전 이 땅에 오신 예수님에 대한 감사와 기쁨 그리고 장차 다시 오실 예수님을 향한 간절한 기다림이 찬양을 타고 흐르고, 기드온 담당 이선복 목사를 따라 70여명이 넘는 목소리가 나팔수가 부는 나팔소리처럼 하나 되어 성탄의 의미와 복음의 핵심이 전단지가 아닌 목소리에 실려 우렁차게 선포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맞은편에 위치하여 크리스마스의 쾌락을 쫓는 젊은이들에게 숙취해소음료를 무료로 나누어주던 사람의 외침이 찬양에 떠밀려 잦아들고, 오히려 ‘고요한 밤’이란 익숙한 찬양을 소리 없이 입술로 따라하는 광경을 목도하였을 때 전율이 일기도 하였다.
워십팀이 녹녹치 않은 세상살이에 위축된 사람들을 위로하며, 자신이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그리고 주님이 얼마나 사랑하고 계신지를 몸동작과 함께 펼쳤을 때는, 냉담하게 외면되었던 시선도 바쁘게 내딛던 발걸음조차도 멈추게 했다. 곡이 끝난 뒤에도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찬양이 흥얼거림으로 여운을 끌며 사람들과 함께 사라져 갔다. 기드온 지체들 역시 1시간 이상 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목소리 터져라 부른 거리찬양을 마쳤다. 그럼에도 주 안에서 누렸던 하나 됨의 기쁨과 주님이 주시는 복음의 열기가 꺼지지 않는지, 피곤조차도 느끼지 못한 채 서로가 느끼는 감격을 나누었다.
글 사진 기드온 제공
2024.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