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한대희 / 대학8부

1945년, 한반도에는 잠깐의 평화가 찾아 올 듯 했지만 이내 둘로 나뉘어져 오래 갈 것 같지 않던 분열은 점점 더 깊어지고 벌써 7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후 남북 간의 경제적, 문화적 격차는 벌어지게 되고, 그에 따라 청년들에게는 분단의 아픔보다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더 시급한 시대가 되었다.
이 시대를 사는 청년으로서, 크리스천으로서 느헤미야와 같은 아픔을 느끼며 예수님의 마음으로 시대적 사명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우연히 DMZ 국토대장정을 알게 되었고 기획과 단장을 맡을 기회를 얻게 되었다.
처음 이 행사 참여를 결정하게 된 이유는 첫째로 우리나라를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고 통일의 당위성을 좀 더 명확히 알기 위해서였다. 두 번째 이유는 DMZ 국토대장정은 전국 대학생들에게 지원받아서 진행되는 행사이므로 믿지 않는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루 빨리 대원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큰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수련회와 국내 단기선교를 통해 마음은 뜨거웠지만 무리한 일정으로 몸살감기가 걸려 난생 처음 링거를 맞고 출발하는 등 순탄치 않은 시작이었다.





피 흘림의 역사
첫날 저녁 예비역 육군 소장의 역사 강의를 통해 분단의 아픔과 나라를 지키기 위한 선조들의 피 흘림의 역사를 통해서 분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시점에서, 또한 통일의 시대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얼마나 안일한 마음으로 살고 있었는가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라를 위해 사랑으로, 눈물로 기도하겠다고 회개하고 다짐하였다. 이튿날부터 5일간의 100km 국토대장정은 시작되었다. 군에 있을 당시 몇 번 행군은 하였지만 그 때와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서인지 한발 한발 걷는 것이 마치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나아가는 것 같이 비장한 마음이 들었다. DMZ 지역에 훼손되지 않은 땅과 우리나라 곳곳에 땅을 밟으며 이 땅을 둘러싼 산과 자연을 보니 이 땅을 처음 하나로 만드신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되었고, 둘로 하나를 만드신 예수님의 보혈을 통해 분명히 남북이 다시 하나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저녁에는 리버티헤럴드 김성욱 대표의 강의를 통해 사회적, 경제적으로 통일이 되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들었다. 강의를 들으며 개인적으로 든 생각은 사이비 집단과 같은 북한이 70년간 무너지지 않은 이유는 에베소서의 말씀과 같이 이것이 결코 혈과 육의 싸움이 아닌 영적인 싸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한 국가를 책임지는 사람이 국민보다 개인을 더 생각하며 호위 호식하는 것은 결코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는 행위이며 영적으로 풀리지 않으면, 즉 하나님의 기적을 통해 복음으로서 평화통일이 이루어지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피 흘림 없는 통일을 위한 준비
또한 강의에서는 어른세대와 위정자들도 통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지만 마땅한 대책과 준비는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하였다. 통일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의 한 사람으로서 당장 통일을 위해, 또한 통일이 되었을 때 그리스도인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많은 사람들은 통일의 주역이 세계에 뻗어 나가있는 한인 디아스포라들과 한국에 거주하는 약 2만 8천여 명의 탈북자들일 것이라고 했다. 우리 주변에 있는 탈북자들을 돌아보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을 통해 다시 북한에 100년 전 평양대부흥 운동의 역사가 다시 회복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 100km를 걸으며 발에 물집도 잡히고 결코 쉽지 않은 강행군이었지만 누구 하나 다치는 사고 없이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느끼며 마침내 완주를 하였다. 쉽지 않았지만 무사히 국토대장정을 마치며, 이 한반도에 얼룩진 너무나 큰 아픔과 슬픔이 가슴속에서 떠나지 않았다.하지만 역사의 주관자는 오직 하나님이시며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이루실 분도 오직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곧 머지않은 때에 복음으로 북한 땅이 열리고 수많은 지하교회 성도와 우리나라의 성도들, 전 세계의 디아스포라들, 그리고 예수님을 주라 시인하는 모든 민족이 함께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며 찬양하며 평양에서 기쁨으로 예배드리는 그 날이 속히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것을 위하여 특별히 나를 포함한 이 시대의 청년들이 믿는 청년으로서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생각하여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안보의식을 투철히 하며, 하나님이 바라보시는 곳을 함께 바라보고, 전문성을 가지고 실제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준비하며 꿈을 꾸는 것이 평화 통일 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천 청년의 할 일이라 생각한다. 통일, 꿈꾸며 기도하는 자에게 주실 하나님의 선물임을 확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