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1992년, 복음으로 무장된 선교선 한척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처음에는 ‘둘로스(Dulos)’라는 이 배의 이름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여객선’이라는 데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배를 보기위해 방문했고, 배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의 삶 또한 화제가 되었다. 그 후로도 2001년과 2007년, 두 차례 더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둘로스’호는 2009년 그 사명을 마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리고 이 배의 뒤를 이은 것이 선교선 ‘로고스 호프(Logos Hope)’호이다.
‘로고스 호프’는 ‘GBA Ships e.V.’라는 독일 비영리 자선단체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GBA Ships의 배들은 ‘GBA’의 뜻 ‘Good Book for All’에 걸맞게배에 선상서점을 갖추고 전 세계에 지식을 나누며, 도움을 베풀고, 희망을 전하고자 하는 목적아래 운항중이다. 1970년부터 첫 번째 배 ‘로고스’를 갖고 항해를 시작해, 현재 네 번째 배 ‘로고스 호프’로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GBA Ships의 배들은 현재까지 150여 개국 1400여 개의 항구를 방문해 총 43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맞이했다.
이번 한국 OM의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로고스 호프’는 부산, 군산을 거쳐 오는 30일(수)부터 8월 18일(월)까지 인천항 제 1부두에 머무른다. 그리고 배 사역에 참여하고 있는 선교사들은 지역 선교에 나서며, 방문객들에게 선교 현장의 모습을 생생히 전할 예정이다.

‘로고스 호프’에서는…
‘로고스 호프’에는 세계 60여 개국에서 모여든 400여명의 선원들이 탑승하고 있다. 그리고 ‘로고스 호프’라는 이름아래 한 공동체로 모인 이들은 한명 한명이 모두 주님의 큰 쓰임을 받고 있는 선교사들이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선장을 포함한 모든 선원들이 보수를 받지 않는 자원 봉사자로, 친구나 가족 또는 기관들의 기도와 후원으로 배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배가 움직이고 사용되는 모든 일들을 맡는 것도 이들, 선교사들이다. 다시 말해 방과 침대를 청소하고, 갑판을 닦고, 엔진에 기름칠을 하는 등의 모든 일들이 선교사의 일인 것이다.
처음 배에 오르면 선교사들은 A(accommodation,숙박), B(bookstore, 서점), C(cook, 요리), D(deck, 갑판), E(engine, 엔진) 이렇게 5가지 구분에 의해 일을 부여받는다. 문화와 배경, 높음과 낮음에 상관없이 평등하게 각자에게 맡겨진 역할을 묵묵히 수행함으로 배는 움직인다. 그리고 정박시에 이들은 단순한 승무원에서 벗어나, 선교사의 옷을 입는다. 거리로 나아가 길에서 주님을 전하고, 지역 교회를 방문하는 등 선교활동을 한다. 특별히, 교육과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나라에서는 학교를 세우고 진료를 하는 활동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그렇게 ‘로고스 호프’는 묵묵히 전세계에 복음을 전하며 희망을 나누는 항해를 하고 있다.
한편, ‘둘로스’에서 훈련부장으로 섬겼던 경험을 가진 박필훈 목사(세계선교부)는 “로고스 호프가 인천에 온다는 것은 선교 현장이 한국에 온다는 의미를 갖는다”며 큰 뜻을 부여했다. 또 그는 “선교 현장을 경험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성도들이 현장을 방문해 젊은 선교사들을 만남으로 선교에 대한 도전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성도들이 한번 쯤 배사역의 현장을 체험해 볼 것을 적극 권유했다.

윤효재 기자 hughie@sara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