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영적 공공재, 사랑의교회(4)
사랑의교회는 “사람이 지나가는 모든 곳에서 문화가 창출된다”는 발상에 기초해 대사회적책임과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위한 다양한 문화적 공간을 계획하여 교회 구석구석 반영하고 있다.
인종과 언어, 종교를 초월해 누구나 자유롭게 교회를 방문,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시설과 문화와 예술의 공간을 곳곳에 심어둔 것이다. 역사적으로 교회는 지역의 공공시설물로서 그에 따른 역할과 기능을 해왔다. 치열한 삶의 중심부였으며 지역사회의 편의를 도모하는 공간이었다. 이제 시대의 현실에 맞게 사회와 교회가 맞닿은 접촉점에서 교회의 공공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시민의 삶에 깊이 맞닿아 있는, 세상을 보듬는 우리 교회를 만나보자.
소통과 문화의 접점이 되는 카페 그리고 서점
서초역 3,4번 출구 사이에 하나의 길이 나 있다. 바로 사랑의교회 미션센터로 이어지는 지하철 연결통로다. 그 옆으로는 팝앤파이라는 간판이 눈에 띈다. 2014년 입점 후 수석 셰프 폴 윤이 TV·신문·잡지 등에 소개되면서 이 곳 역시 서초역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팝앤파이의 운영방침은 특이하다. ‘푸드미니스트리(food ministry)’라는 소명을 갖고 지역사회와 성도들을 섬기자는 것. 사람들은 먹고 마시는 일에서 기쁨을 느낀다. 고된 하루의 일상 속에서 잠시 시간을 내어 사랑하는 사람들과 식사를 하고 음료를 나누는 일이야 말로 가장 보람된 일 중 하나다. 이렇듯 중요한 시간을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을 통해 더욱 빛나게 함으로써 삶의 기쁨과 희망을 주자는 것이 이 곳 팝앤파이의 ‘푸드미니스트리’다.
이처럼 소통과 문화의 접점이 되어 편의를 제공하는 시설들이 교회 곳곳에 있다.
미션센터에서 드림센터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1층 로비에서 만나는 카페, 조스테이블(Joe's Table)은 장애우의 일터이자 지역 주민과 소통의 공간이다. 조스테이블(Joe's Table)이란 명칭엔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다. 조스테이블 정문현 회장(장로, 캐나다 교포)은 자폐장애인이었던 아들이 급작스레 하나님의 부름을 받자 그를 기리고자 카페를 오픈했다. 아들의 이름 'Joseph'에 가운데 십자가를 의미하는 'T'를 able에 연결, “장애인(Joe)은 십자가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시킨 것이다. 누구나 오고가며 쉬었다 갈 수 있도록 오픈된 인테리어가 마음속을 시원케 한다. 그 옆에 자리한 ‘사랑베이커리’는 사회복지법인 사랑의복지관에서 운영하며, 장애인이 만든 베이커리를 장애인이 직접 판매한다.
서점 사랑플러스에서는 신앙서적과 교양서적을 통한 영적·지적 자양분을 풍부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예술로 마음이 통한다
이들은 모두 우리 교회가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있는 편의시설들이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편의시설에서 차 한잔의 여유, 한권의 책으로 마음의 안식을 얻었다면 이제 언제라도 수준 높은 예술작품을 매일 만날 수 있는 장소로 가 보자. 지하5층에 위치한 사랑갤러리에서는 수준 높은 국내외 작가들의 미술작품들이 2주~4주 간격으로 바뀌며 전시되고 있다. 약 40평 규모의 전시전용 공간으로 꾸며진 이곳은 휴무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모든 이들을 반겨주는 도심 속 쉼과 휴식의 공간이다.
더불어 아트홀에서는 다양한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조선오페라단이 주관하는 ‘사랑아트홀 목요음악회’는 매주 목요일 정기적으로 열리며, 이 밖에 비정기적으로도 수준 높은 예술공연이 꾸준히 열리고 있다.
음악과 연극으로 나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이제 밖으로 나가보자. 사랑글로벌광장에는 커다란 키네틱 아트에서 불이 반짝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안형남 작가가 기부한 설치미술작품 ‘영원한 사랑 2013’이다. 이 작품의 상체에 있는 볼 형태는 숨 쉬는 속도의 조명장치로 지금도 우리와 함께 숨을 쉬시며 우리는 도우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우리 교회에는 88m에 달하는 지하 2~4층 복도 벽과 50m에 달하는 3개 층의 요셉꿈다리에 그림, 사진, 조각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 공간을 통해 사랑의교회 미술인선교회나 사랑갤러리에 전시했던 인기작품들을 수시로 감상할 수 있다.
우리 교회는 교회로서의 본연의 역할 뿐 아니라 지역사회 아트센터의 기능도 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문화예술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선 아트센터를 직접 찾아가야 한다는 상식을 이제는 바꿔야겠다. 사랑의교회에서는 단순히 걸어 다니면서도 얼마든지 예술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의 개선이 곧 문화
사랑의교회가 위치한 반포대로121 일대는 ‘꽃마을’이라 불리던 곳이다. 과거 묘지였던 이 장소가 점차 생활폐기물처리장으로 변해갔고, 오갈 데 없든 사람들이 모여 비닐하우스에 임시거처를 만들고 생활했던 그런 곳이었다. 하나님은 이곳에 사랑의교회를 세우셨다. 소외되고 어렵고 고통 받던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셨던 예수님처럼, 하나님은 이곳에 교회를 세우심으로 사랑과 은혜가 넘치는 곳으로 변모시켜주신 것이다.
특히 서초대로 40길, 참나리길이라 불리는 이 도로는 어둡고 좁고 울퉁불퉁한 도로였다. 교회가 지어지고 난 후 이 길은 차도 사람들도 밝고 편리하게 다닐 수 있는 너른 길로 바뀌었으며 지역주민들에게 쾌적한 보행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교회가 들어서기 전, 마을 사람들은 이 길을 빙 돌아야만 큰 길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랑글로벌광장을 관통해 바로 큰 길을 접하게 됨으로써 상대적으로 참나리길의 이용빈도수는 줄어들기도 했다. 대신 차량진입의 불편함이 모두 해소되면서 마을로 들어서고 나가는 차량 진입로로도 사용되고 있다.
참나리길 뿐 아니라 교회 정면 반포대로 보행자 길 역시 폭이 확장되고 가로등도 교체되었으며 도로판석도 새롭게 포장되었다. 가로수 또한 ‘서초구의 디자인 거리 조성계획’에 맞춰 변경 식재하였다. 이로써 서초구 주민을 비롯한 이곳을 지나는 행인의 마음에 쾌적함과 편리함을 더했다.
시민의 필요를 채우는 문화
특히 우리 교회는 참나리길 지하이면도로를 사용을 허가받으며, 서초구의 숙원과제였던 보육시설 확충에 대한 고민과 짐을 나눠지기로 했다. 바로 ‘서리풀어린이집’을 서초구에 기부채납한 것이다. 구립 서리풀어린이집은 만1세 부터 만5세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장애통합 보육시설로, 서초구의 수탁을 받아 사회복지법인 사랑의복지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서리풀어린이집은 개원 이전부터 인터넷 육아사이트 등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 1월 입소대기신청자 수가 정원 62명(장애아 6명 포함)에 대략 1000여 명 정도. 이미 200여개의 보육시설이 있는 서초구였지만, 입소 신청자 수가 보여주듯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의 공급 요청도 지속됐던 터였다. 이에 서초구와 우리 교회는 손을 잡고 서리풀어린이집을 개원하여 더욱 이웃을 섬기며, 지역 사회와 소통하는 공간이 되었다. 장애통합 서초구립 서리풀어린이집은 지속적으로 전방위적인 이웃 섬김의 구심점이 되어 어린이들을 꿈꾸는 다음세대로 양육해 나갈 예정이다.
이해경 기자 haeya@
2024.04.19
